뉴질랜드에 처음 도착한 지 어느덧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당시를 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떠오릅니다.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방학을 맞이했던 시절입니다. 신나게 학교생활을 즐기던 우리 아들은 학교가 너무 재미있었던지,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왜 방학이냐고 투덜거렸던 모습이 어제 일처럼 떠오릅니다. 새로운 환경에서의 첫 경험이었던 만큼, 그 시간들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아이는 학교생활이 즐거워서 하루라도 더 학교에 가고 싶어 했고, 그런 아이를 보며 저도 참 흐뭇하고 대견스러웠습니다. 아이가 이렇게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을 보며, 뉴질랜드에서의 새로운 시작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 중 하나는 집을 보러 다니는 부모를 따라다녀야 했다는 점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14세 미만의 아이를 혼자 집에 두고 외출하는 것이 중대 범죄로 여겨지기 때문에 아이를 항상 데리고 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는 힘들어했고, 부모로서도 많은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아이에게 감정적 학대를 해서는 안 된다는 엄격한 법규가 있습니다. 감정적 학대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그 중에는 다음과 같은 행위들이 포함됩니다:
부모님이 어린이 앞에서 언쟁을 하거나 싸울 경우: 어린이는 부모의 언쟁이나 싸움을 목격하면서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아이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정서적 불안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 면전에서 부모님 중 어느 한쪽이 상대방에게 폭력을 가하는 경우:부모 사이의 폭력은 아이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주며, 폭력적인 행동을 학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아이의 정서적 안정에 심각한 해를 끼칩니다.
어린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집에서 나가라는 등의 폭언을 퍼붓는 경우:아이에게 "집에서 나가라"는 등의 폭언을 하는 것은 아이의 자존감과 안전감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아이가 자기 비하감을 느끼게 하며, 정서적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너를 낳지 말았어야 했다" 등의 언행:이러한 말은 아이에게 극도의 심리적 고통을 안겨줍니다.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 아이는 심각한 정서적 불안을 겪을 수 있습니다.
신체적인 외모나 장애를 빗대어 어린이나 청소년, 그리고 약자에게 폭언을 일삼는 행위:신체적 외모나 장애를 이유로 폭언을 하는 것은 감정적 학대에 해당됩니다. 이는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정서적 불안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법에 따르면, 아이에게 신체적 학대뿐만 아니라 감정적 학대를 가하는 것도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보호자 책임법 (Care of Children Act 2004):이 법은 부모가 아이의 복지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감정적 학대는 아이의 복지와 안전을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됩니다.
가정폭력법 (Family Violence Act 2018):이 법은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폭력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감정적, 심리적 폭력도 포함됩니다.
아동학대방지법 (Children's Act 2014):이 법은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학대받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감정적 학대는 아동학대의 한 형태로 간주되며, 이에 대한 신고와 대응 절차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감정적 학대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다루어지며, 이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규들은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하고 있습니다.이와 같은 엄격한 법규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이러한 법규를 이해하고 준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의 이민 초기 생활은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지만, 그만큼 많은 경험을 쌓게 되었습니다. 뉴질랜드의 학제는 한국과 달라서 1년에 4학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저희는 7월 20일에 뉴질랜드에 도착해서, 며칠 지나지 않아 첫 방학을 맞이하게 되었죠. 뉴질랜드의 방학 기간은 여름방학을 제외하고는 보통 2주간입니다. 이 2주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던 끝에, 우리 가족은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해밀턴 여행과 그 후
해밀턴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우리는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푸른 초원과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진 고속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여유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길가에 세워진 무수한 하얀 십자가들은 처음에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나중에 교통사고 현장에서 유족들이 세운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나니,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뉴질랜드의 운전면허
뉴질랜드에서는 만 15세가 되면 운전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철없는 나이에 운전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교통사고율이 높습니다. 뉴질랜드에는 운전면허 종류가 3가지가 있습니다:
- 학습 면허 (Learner License)
- 차 뒤에 L이라는 글자를 붙여야 합니다.
- 풀 라이선스를 가진 사람이 동승해야 합니다.
- 제한 면허 (Restricted License)
-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운전 금지입니다.
- 풀 라이선스를 가진 사람만 동승 가능합니다.
- 기본주행시험과 필기시험을 봐야 합니다.
- 풀 라이선스 (Full License)
- 앞 단계를 거쳐 주행시험과 시력검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첫 여행지: 해밀턴
첫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오클랜드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해밀턴이었습니다. 해밀턴은 뉴질랜드 북섬의 중심부에 위치한 도시로, 와이카토 강이 흐르고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다양한 관광 명소로 유명합니다. 당시에는 해밀턴이 우리 가족과 이렇게 깊은 인연을 맺게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해밀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 하나는 바로 해밀턴 가든(Hamilton Gardens)이었습니다. 해밀턴 가든은 다양한 테마의 정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각기 다른 문화와 시대를 반영한 정원들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일본 정원, 중국 정원, 인도 정원 등이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한국 정원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해밀턴 가든의 아름다움은 정말 감동적이었고, 가족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해밀턴은 단순히 첫 여행지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해밀턴은 우리 가족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뉴질랜드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해밀턴은 우리에게 많은 추억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해밀턴 가든에서의 시간은 우리 가족이 뉴질랜드에서의 삶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연 속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주었고,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뉴질랜드 이민 초기 생활은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첫 방학 동안 가족과 함께한 해밀턴 여행은 뉴질랜드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지금도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으며, 뉴질랜드에서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해밀턴 가든의 아름다움
해밀턴 가든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세상이었습니다. 다양한 테마의 정원들이 각기 다른 문화와 시대를 반영하고 있어, 마치 세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특히 빨간 양귀비가 만발한 정원은 그야말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양귀비의 붉은 꽃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은 가족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해밀턴 가든을 산책하며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느낄 수 있었고,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이루어진 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은 우리 가족에게 평화로움과 행복을 안겨주었고, 뉴질랜드에서의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여주었습니다.
Milfore 지역에서의 첫 보금자리
해밀턴 가든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뒤로하고, 우리는 Milfore 지역에 첫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뉴질랜드에서의 첫 집을 찾기 위해 3주간의 모텔 생활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매일 집을 찾아다니며 많은 집을 봤지만, 결국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곳은 Milfore 지역이었습니다. 이곳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로, 가족이 함께 살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드디어 3주간의 모텔 생활을 마치고, 뉴질랜드 첫 집으로 입성하게 되던 날의 설렘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집은 우리 가족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곳이었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희망과 꿈을 품게 해주었습니다. 첫 보금자리에서의 생활은 모든 것이 새롭고 신선했으며, 매일매일이 모험이자 도전이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다음 편에서는 뉴질랜드 첫 보금자리의 모습과 그곳에서의 이야기를 더욱 리얼하고 흥미진진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새 집에서의 첫 날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기와 가족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뉴질랜드에서의 삶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모험과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그 속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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