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을 준비하며 처음으로 해야 할 일은 바로 자동차를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자동차는 우리 가족에게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정착의 가장 큰 과제는 역시 집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는 우리 가족, 특히 아들에게는 지루하고 힘든 과정이었죠. 그래서 우리는 집을 찾기 전에 아들의 학교 등록을 먼저 해결하기로 했는데 아직 어린아이와 같은 아들은 한국에서 초등학교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공부를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디디게 되었죠
한국에서 1년 반 동안 영어 학원을 다녔던 아들은 예상외로 학교 등록 과정에서 크게 긴장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범하게 행동하며 자신감을 보였죠. 이는 그의 극성맞은 엄마 덕분이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은 아들의 독립적인 성격과 적응력 덕분이었습니다.
이민오기 전에 한국에서
아들의 영어 학원 등록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TV에서 유엔에서 연설하는 한승주 주미대사의 모습을 본 아들은 커다란 눈망울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엄마, 나 저 사람처럼 영어 잘하는 변호사가 될 거야."
아들의 꿈을 듣고 저는 기쁨과 동시에 막대한 학원비를 어떻게 감당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들의 열정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을 내렸습니다. 온 가족이 조금씩 절약하기로 했죠. 커피 한 잔, 외식 한 번을 줄이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아들의 꿈을 지원하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영어 학원에 보내기로 결심한 날, 아들은 마치 큰 모험을 떠나는 것처럼 들떠 있었습니다. 첫날, 아들은 두꺼운 영어책을 들고 집에 돌아와 새로운 단어와 문장을 자랑스럽게 읊조렸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꿈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간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때는 이민을 꿈도 꾸지 않았을 때였는데....
새로운 시작: 학교 생활과 적응
학교에 등록한 아들은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 약간의 불안감을 느꼈지만, 곧 친구들과 어울리며 빠르게 적응해 나갔습니다. 한국에서의 학원 경험 덕분에 영어 수업도 어렵지 않게 따라갔고, 선생님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새로운 환경에서 아들의 적응 과정을 지켜보며, 저는 그의 성장과 변화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의 응원과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학교와 묘지의 위치가 명당자리를 차지한다
한국과 뉴질랜드의 독특한 특징들을 발견하면서, 두 나라의 문화와 생활 방식의 차이를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학교와 묘지의 위치입니다. 한국에서는 학교나 묘지가 주로 도시의 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 반면, 뉴질랜드에서는 동네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학교와 묘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교통도 편리하고, 풍경도 아름다운 곳에 말이죠.
학교와 묘지가 위치한 이유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학교와 묘지가 도심의 주요 지역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조용한 곳에, 묘지는 사람들이 적게 다니는 외곽 지역에 자리 잡습니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 환경을 보호하고, 묘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사생활을 존중하기 위한 배려일 것입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이러한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이곳에서는 학교와 묘지가 도심과 가까운 중심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몇 가지 이유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첫째,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배려입니다. 도심에 위치한 학교는 학생들이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기에 용이합니다. 둘째, 묘지가 도심에 위치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가족들이 자주 묘지를 찾아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뉴질랜드에서는 학교와 묘지가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기능합니다. 학교는 단순히 학습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중심이자 만남의 장소로 여겨집니다. 좋은 위치에 자리 잡은 학교는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큰 의미를 갖습니다. 마찬가지로 묘지 역시 평화롭고 아름다운 환경 속에 위치해 있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제공합니다.
이처럼, 한국과 뉴질랜드의 학교와 묘지 위치의 차이는 단순한 지리적 배치의 차이가 아니라, 두 나라의 문화와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의 배려와 철학이 담겨 있는 이러한 차이점을 발견하면서, 저는 두 나라의 삶의 방식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지인의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아들을 등록하고 떠나려니 마음이 너무 짠했습니다. 잘 견디어주어야 할 터인데, 우리 아들 마음속은 어떠할지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표정은 천진난만 그 자체였습니다.하루종일 정착할 집을 구하는 일을 일을 마치고 오후 3시 30분에 아들을 데리러 학교에 가면서 저희 부부는 걱정 반 설렘 반으로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놀이터에서 밝은 표정으로 놀고 있는 아들을 보니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아들은 학교 마치는 시간보다 한 시간 더 늦게 데리러 오라고 하며 더 놀고 싶어 했습니다. 완전 반전이었죠.
아들의 학교 생활 적응기
영어는 어땠는지 물어보니, 선생님이 자기 반에서 자신을 소개하라고 해서 이름을 이야기하고 "Hello everyone"이라고 했답니다. 엄마보다 나은 녀석이군 싶더라고요. 아이들이 자기가 영어를 잘하는 줄 알고 연신 쫑알쫑알거려서 혼났다고 무용담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아들 하나 잘 낳았다고 생각했었죠~~ 선생님이 헬퍼 3명을 붙여주어서 화장실 갈 때도 함께하고, 점심도 함께하고, 휴식시간에도 함께 해주어서 별 이질감 느끼지 못하고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한동안 실컷 놀았던 아들입니다. 교실에서는 뒹굴며 놀고, 선생님이 이야기책을 읽어주는 시간에도 누워서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한국 교육 스타일로는 상상이 안 가는 장면이었습니다. 이곳이 아이들의 천국인가 싶었습니다. 교실 안 정경은 제가 보아 왔던 한국 교실과는 참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금의 한국 교실 모습은 어떻게 변했나요? 이곳은 한 반 아이들이 대개 20명 미만입니다.
아래 사진은 우리 아들이 졸업한 밀포드 프라이머리 스쿨 정경입니다. 호수를 끼고 있어서 정경도 아름답지만, 카약, 윈드서핑, 요트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은 참 좋았습니다.
그곳에서 우리 아들은 즐거운 학교생활과 함께 이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린 나이에 실감해 나아갔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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