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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29년이민사 뉴질랜드의 첫날느낌

by 그래니하우스 2024.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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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29년 동안 뉴질랜드에서 살아온 그래니하우스입니다 오래전에 다른 플랫폼에 올렸던 뉴질랜드 이민 생활 이야기를 다시 재정비하여 연재를 시작하려 합니다. 29년 동안의 뉴질랜드 이민 생활을 돌아보며, 그 긴 여정을 하나하나 풀어가 보려 합니다. 이민을 꿈꾸시거나 준비하시는 분들에 새로운 세상에 시작하는 첫걸음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듯...

 

 

 

 

 

뉴질랜드에서 보내 시절에 이야기를 블로그에 지난 추억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었습니다......농장에서 일하며 상추를 싣고 옥션장으로 배달 가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차 안에 앉아 끝없는 들판을 바라보며,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제 이민이야기를 블로그에 정리해서 기록으로 담겨두어야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일을 벌인 걸까? 정신없던 시골아낙의 단순함에서 시작했던 제이민사 30년을 목전에 앞두고 다시 올려보려고 합니다  

이민 초기의 저는 영어도 서툴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고된 농장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피곤에 절어 몸을 가누기 힘들 때도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후회해도 때는 늦으리 ㅠㅠㅠㅠ. 한국에서의 안정된 생활을 뒤로 하고, 이 머나먼 땅 뉴질랜드에서의 삶을 선택한 제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저를 버티게 했습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상추를 돌보고, 저녁 늦게까지 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냈습니다.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곧이어 마음 한구석에서 따뜻한 위로가 솟아올랐습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들이 웃으며 뛰어노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남편이 힘내라고 건네주는 커피 한 잔에, 저는 다시 힘을 얻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영어도 잘 안 되고, 모국어 철자와 띄어쓰기도 이제는 제대로 되는 게 없지만, 그 모든 경험이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29년 동안 남겨진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가다 보면 혹시 놓치고 사는 것은 없는지 점검도 될 듯하여 시골 아낙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봅니다. 그 시절의 저는, 비록 힘들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앞으로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가 보려 합니다다. 여러분도 함께 그 여정을 따라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뉴질랜드 새로운 시작과 첫인상
모든 짐을 챙겨 지인을 따라 공항을 나서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제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그것은 화려함도, 멋진 건축물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한적한 시골 공항의 모습이었지요. 마치 빛바랜 엽서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공항, 한적하다 못해 스산해 보이기까지 한 풍경이 저를 끌어당겼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 순간 직감했습니다. 여기서 쭉 살아갈 것 같은 느낌이 제 마음 깊숙이 각인되었습니다. 옛 공항의 정겨운 모습이 담긴 사진이 없는 게 참 아쉬울 따름입니다. 지금은 변해버린 공항의 모습이 조금 아쉽습니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지금의 공항은 과거의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찾기 어렵게 만들었지만, 그 첫 느낌만큼은 영원히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첫인상이 제 마음에 깊이 박혀 뉴질랜드와의 인연을 이어가게 했습니다.

 

 



제가 29년 전 도착했던 첫날을 7월 25일 한 겨울이었지만 나무마다 꽃이 피어 있고, 바람은 싸늘한 대신 시원하게 불어왔습니다. 분명히 여름에 한국을 떠났는데 하루 만에 겨울 속으로 들어와 있더군요. 뉴질랜드에 도착한 첫날,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만난 한 현지인 할머니와의 짧은 대화가 떠오릅니다. 그녀는 저에게 다가와 미소를 지으며 "Welcome to New Zealand, dear!"라고 말했습니다. 낯선 언어와 문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저에, 그 따뜻한 인사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여름차림으로 공항에 내린 제 모습에서 할머니는 제가 이민 왔다는 사실을 알자, 손수 만든 따뜻한 머플러를 건네주며 "이것은 뉴질랜드의 따뜻함이야"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이곳에서의 새로운 삶이 그리 두렵지 않을 것 같다는 희망이 피어났습니다.

남반구 근처에 위치한 길고 흰구름의 나라는계절을 반대로 살다 보니 두 계절을 앞서가는 나라랍니다.

 

 

 

차를 타고 거리를 나섰는데, 세상에! 거리는 마치 유령 도시처럼 조용했습니다. 지나가는 차도 드문드문 보일 뿐, 도심 속 한적한 거리, 사람 하나 없는 거리.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했습니다. 그때의 거리 풍경은 아니지만, 당시 제 기분을 함께 느껴 보시라고 유사한 느낌의 사진을 올려봅니다. 그 첫인상이 제 마음에 깊이 남아 뉴질랜드와의 인연을 이어가게 했습니다. 언제 제 마음이 뉴질랜드로 빠져들기 시작했냐고 물으신다면, 바로 그 첫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순간의 슬픈 마음이 봄볕에 겨울눈 녹아내리듯 스르르 사라져 버렸습니다. 29년 동안 이곳에서 살아온 지금까지, 그 첫인상은 여전히 제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날의 두려움과 설렘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가족과의 사랑,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습니다.뉴질랜드에서의 첫날을 이렇게 되새기며, 앞으로의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가 보려 합니다. 29년 동안 쌓인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내면서, 제가 놓치고 있는 것들은 없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려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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